CyNic

쓸데없는 논쟁, 스타벅스

고루작작 2006. 8. 4. 00:00
몇년만에 제대로 보내야지 마음먹은 여름휴가다.
여름마다 뭔가 일이 있어 제대로 휴가다운 휴가를 못보낸지 5년은 된것 같다.
돈이 없던적도 있고, 한 해는 라식수술에, 한 해는 갑자기 무더위와 함께 찾아온 실업으로 덥고 우울하게 두달여를 보내느라 지리한 긴 휴가를 보낸적도 있다.
어쨌거나 올해는 다짐대로 직장과 돈과 시간까지 있으니 충분히 휴가다운 휴가를 맞이하였으나, 다음 프로젝트에 들어가기전 공부를 하려다보니 일주일의 휴가기간중 3일을 학원을 가야하는 불상사가 생겼다.
그래서 그 3일은 학원에서 가까운 광화문에서 피서를 보내기로 했다. (서점의 진열된 책을 보면 카타르시스를 느끼기 때문이랄까)
도저히 더워서 집에서 낮시간을 보내기가 쉽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평일에 학원때문에 개인시간이 없던 나에게 스타벅스니 커피빈이니 자주 갈 수 없던 곳이다.
책을 두어시간정도 보고 스타벅스에나 가려고 지하도를 지나는데 성람재단의 비리에 관한 전단지를 나눠준다. 혼자 외롭게 병들어 늙어죽기도 쉽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으로 정독했다.
광화문의 거지같은 신호체계와 함께 발끈해준다. 잘못만든 도로때문에 바로 건널 수 없는 신호등을, 작열하는 태양아래 자외선좀 맞아주면서 한번 기다렸다 건너야한다.

그러고보면 이 세상엔 발끈할 일이 참 많다. 스타벅스말고도..
그나저나 스타벅스 논쟁꾼들은 이대와 명동 스타벅스밖에 안가본걸까?
아니면 생애 한번정도 발을 들였다, 이 돈으로 밥이나 먹어야겠다하고 마음을 정한 후 스타벅스앞을 지나면서 '저걸 왜 마시나?'하는 사람들인가..
'된장녀'운운하는 사람들의 말처럼 손바닥만한 가방끼고 굳이 큰 전공책을 몇권씩, Title을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들고 다니는 여대생(특정 여대가 아니더라도)들은 정말 싫다. 동기나 후배들에게도 따끔하게 지적했던 말들이다.
하지만, 스타벅스의 대한 논쟁은 경제적 관점에서 시작된 것이다.
마녀사냥처럼 특정부류를 비하했다가 그게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여성들에게로 화살이 돌려지는 논리적이지 못한 글들은 글이라기 보다는 개념없는 악플러들의 '글 길게 쓰기'진화가 아니고 무엇일까?

스타벅스에 가지도 않는 사람들이 스타벅스를 '악의 축'정도로 인정한다 한들 달라지는 일이 뭐가 있겠는가?
스타벅스를 자주 이용하고 제품을 이용해본 사람들이나, 가격대비 금액이나 환경이나 입지요건등에 관련해서 스타벅스가 한국 소비자들을 착취하고 있는건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외국 브랜드 커피를 마셔본 사람이라면 스타벅스보다 늦게 한국시장에 들어와 더 높은 단가를 책정했던 커피빈도 알 것이다.
그 때문에 스타벅스는 동종 외국 브랜드와 가격을 맞추겠다는 이유로 가격인상을 단행하기도 했다.
'된장녀'일과에 뉴요커를 흉내내며 허영에 가득찬 것을 비꼬기 위해 비싼커피 마시는 컷을 집어넣으신 분은 커피빈이 더 비싸고 현재 마구 지점을 확장해가며 한국시장을 점유하고 있다는건 모르시는가?

참으로 말잘하는 얘기꾼들에게 한가지 말하고 싶은것은 모든것이 객관적이고 중용을 지키며 논리적으로 풀지 않으면 앞서 말한대로 그저 악플러진화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휴가동안 스타벅스, 커피빈은 물론이고 탐앤탐스나 일리,친구의 소개로 맛본 홍대의 최상원두커피까지..
건강때문에 커피를 줄이라는 선고를 받고 휴가가 끝나면 다시 못할 발악과 같은 마지막 호사를 누리는 중이다.
다니면서 느낀건데, 여자만 바글하다는 스타벅스등의 커피하우스들에 이 남자들은 도대체 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앞에 줄 서 있는 이 남자들..무리지어 앉아있는 남자들..
이 또한 지역과 기호에 대한 문제 아닌가..
동네 커피숍가면 3,000원이면 케잌까지 줍네하는 리플을 본 적이 있는데, 본인이 운영하나?
담배연기때문에 안 간지 오래지만, 최근에 가본곳은 오히려 스타벅스보다 비쌌다.
담배연기에 찌들고, 잔이 비워지자 마자 자리를 정리해 쫓고 새로운 손님을 받아보려는 종업원때문에 난감했었다. 아마도 스타벅스등이 흡연구역을 폐지해 나가자 부리는 배짱인듯 싶다. 나로서는 반가운 일이지만..

우리의 청소년들이 싸구려 시급을 받으며 알바로 부려먹힌다는 말씀을 하시는 분이 있었다.
우리의 청소년들이 싸구려 시급을 받으며 호프집에서 일하다가 알바비 뜯기는 것보다야 낫지 싶다.

지금 이 시대에 외국'자본'은 대수가 아니다. 자본은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외국자본이 들어와 창출되는 수익이 어떻게 쓰이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외국자본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공장을 세우고 우리나라 사람에게 돈을 주고 일을 시키고,그 돈으로 우리나라에 공장을 더 짓는것이 이익인가..아니면 우리나라 자본이 외국에 공장을 짓고 외국인력을 써가며 만든 제품을 우리나라에 되파는것이 우리나라와 소비자들에게 이익인가?
made in China라면 치를떠니 물어보나 마나일것이다.
저런 논리는 비단 제조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서비스업에서 로열티 부분만 배제한다면 뭐가 다른가?

경제에 있어서의 쇄국은 미련한짓이다.
개인적으로 FTA를 반대하지만, 현재의 미흡한 준비때문인것이지 영원히 반대할 수 는 없는것이다.
국제사회의 핵이 경제권아닌가..

비판을 못할 주제라면, 비난이고 논쟁이고 마음대로 해도 되지만....핵심을 벗어나는 짓은 하지 말았으면 싶다.



한줄요약
생각하지 않으려는 자가 글을 쓰려는 것처럼 무서운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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