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Nic

[01호] 친구&섹스앤더시티

고루작작 2007. 6. 30. 00:00
내가 발행했던 페이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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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호] 친구&섹스앤시티 (05.04.08 23:47)

친구와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사실 요새는 친구가 있는건지도 잘 모르겠지만,
얼마전에 섹스앤시티 6시즌중 한 에피를 보다가 많은 공감을 했다.
내용은 대강 이렇다.

결혼전 캐리와 친했던 친구가 집들이에 초대를 한다.
친구가 지정한 선물목록중 하나를 사들고 간 그 집은 아기때문에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만했고, 나올때 캐리의 신발은 없어져 버렸다.
친구는 찾으면 연락주겠다며 캐리를 안심시켜 돌려보냈지만 연락은 없고 485달러나 하는 캐리의 신발의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친구에게 찾아가 신발소식을 묻자 그제서야 친구는 배상을 해주겠다하고, 485달러라고 하자 기겁을 하며 200달러만 주겠다고 한다.
지난시절 같은 가격대의 신발을 신던 그녀의 친구는 이젠 아이 셋을 키우면서 그런 신발은 무리이고, 200달러도 벅차단다.
게다가 뭐이리 비싼신발을 신느냐는 '쓸데없는데 돈을 쓴다는 듯한'타박까지..

화가난 캐리는 돈도 안받고 돌아섰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괘씸한 현실은..
결혼이며, 첫아이 출산이며, 집들이며..그녀가 친구에게 들였던 돈은 무려 2300달러나 되는데 고작 485달러를 아까워했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나도 살짝 화가났다.'
캐리가 선택한건 이거다..
'캐리와 캐리가 결혼합니다.'라는 청첩장과 단 한 품목의 선물목록을 작성해 친구에게 보내는것
물론 그 단하나의 선물목록은 485달러짜리 캐리가 잃어버린 구두

하지만, 캐리의 친구는 깨달았을까? 캐리가 자신과의 결혼으로 그저 단하나 선물목록을 작성한 의미를?
요즘들어 그런생각을 한다.
결혼에 집들이에 기타등등의 경조사들, 내가 친구라는 이름으로 참석하는 그 많은 행사들
결혼을 했기때문에, 자신만의 가정이 있기 때문에 금전적으로 힘든 자신의 삶들을, 그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은 내앞에서 울어대는 것이 얼마나 이기적인 일인지 알까?
아직 혼수장만도 하지 않았고, 예물도 사지 않았고, 결혼비용을 쓰지도 않고, 집마련에 보태지도 않은 내 앞에서 말이다.
내가 그 정도의 돈이 이미 있다면 너그러이 들어주겠지만....

핸드폰이나 메신저에 누군가를 추가할때 요새들어서는 친구라는 카테고리에 더이상 변화가 없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각자의 사정만 중요한 사람들 사이에 친구라는 존재가 얼마나 남아있는걸까?
아니면 친구라는 카테고리를 아예 없애야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늘 '이건 정말 맞는걸~ '하며 공감했던 섹스앤더시티의 Friendship은 섹스앤더시티의 유일한 허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