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청준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10년도 더 지난 일이다. 평소에 손에 책을 놓고 다닌적이 없어서인지, 비서를 통해서 알게되었는지는 몰라도, 내가 책을 많이 읽고 좋아한다는 걸 어찌아셨는지 사장님이 내 생일날 손수 책을 사러 한블록 가까이 걸어 서점을 다녀오신적이 있었다. 기사분이 안절부절하며 서점까지 따라갔다왔다는걸 나중에야 알게되서 얼마나 죄송스러웠던지.. 어느날엔가 뜬금없이 내 볼일이 전혀 없는 사장실에 불려가게 됐는데, 그때 친구분이라며 사장님이 소개해주신 분이 소설가 이청준님이셨다. 새로나온 책을 들고 친구를 만나러 오신 이청준님께, 사장님은 책 많이 읽는 친구라며 싸인해서 한권 주라고 하셨고 덕분에 난 황송하게도 두분의 담소 사이에 끼어 한참을 자리했다가 친필 싸인이 된 책을 받아 나왔었다. 한국소설을 잘 읽지 않았고, 이청..